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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인생 세계일주 100선

가깝고도 먼 나라, 러시아

'백야'와 '닥터 지바고'의 애틋한 낭만이 남아 있는 곳

ⓒ모스크바 붉은 광장 / 자료제공 하나투어

매서운 눈보라가 사계절 계속해서 몰아칠 것만 같은 동토의 나라, 우리나라를 둘러싼 4대 강국의 하나임에도 사회주의국가라는 이유로 인해 유난히 멀게만 느껴진 나라, 한편으론 영화 백야닥터 지바고의 애틋한 낭만이 떠오르기도 하는 곳. 바로 러시아연방(Russian Federation), 즉 구소련을 생각하면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들이다.

 

하지만 구소련이 붕괴한 지 어느덧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 러시아는 정치·경제적으로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소치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고, 비자 없이도 60일간 체류할 수 있도록 관광 규제를 완화하면서 새로운 러시아를 알리려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 러시아를 찾는다면, 지극히 러시아적인 과거 권력의 흔적들이 봇물 터지듯 들이닥친 서구사회의 모습과 공존하는 아주 흥미로운 모습들과 마주할 수 있다.

 

동경 19, 서경 169.5, 북위 44°~82° 사이에 있는 러시아 영토는 북동유럽에서 우랄 지역을 거쳐서 시베리아와 극동 지방까지 이른다. 이같이 동서로 영토가 길쭉한 러시아는 현재 9개 시간대를 사용하고 있다. 총면적은 17,075,400로 한반도의 77, 미국의 1.8배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국토를 가지고 있다.

 

또한, 여러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서쪽으로는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북쪽으로는 노르웨이, 핀란드, 남쪽으로는 중국, 몽골,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란, 터키, 동쪽으로는 북한과 접하고 있다.

 

러시아에 봄, 가을은 짧은 대신 겨울은 10월이면 찾아오는데 한겨울에는 보통 아침 8시나 되어야 해가 뜨고 오후 4시경이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봄이 오는 4월 중순 무렵까지는 거의 매일 길가에 쌓여있는 눈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발달한 기계, 차량까지 동원하여 매일 부지런히 눈을 청소하기 때문에 차량소통에는 별문제가 없다.

 

반면 6월부터 시작되는 여름에는 모스크바 등 북부 도시에서 백야현상이 나타나는데, 11시가 지나서야 해가 지기 시작하고 해가 지고 난 어스름은 새벽에도 길을 다니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밝다. 햇빛은 따갑지만, 습기가 없어 크게 덥다는 느낌은 없다.

 

러시아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은 9월이다. 이 무렵이면 코카서스나 실크로드에 여름 더위가 한풀 꺾이고, 흑해에도 관광객이 줄어 조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책로와 공원이 많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 주변에 온통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름다운 경관을 뽐내는 것도 이때다.

 

겨울 여행도 권할 만하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추위가 이어지지만 눈 덮인 시베리아의 산들과 자연경관, 무르만스크에서의 오로라 등 겨울철 러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은 충분히 매력 있다.

 

tip : 여름 여행엔 그다지 추위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겨울에 여행하는 경우라면 추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러시아 겨울은 일반적으로 9~10월 초면 시작된다. 반드시 두꺼운 옷과 함께 장갑, 목도리, 모자 등 부피가 크지 않은 방한 장구를 준비해 가도록 한다. 

봄이나 가을에는 날씨나 지역에 따라 기온 차이가 가기 때문에 여러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러시아는 면적이 워낙 넓은 나라이기 때문에 특정한 몇 개 도시를 정해 두고 여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정 변경을 염두에 두고 변경 시에도 차질이 없도록 가급적 여유를 갖고 여행한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철도 왕국이라고 할 만큼 철도 노선의 길이가 길고, 그 이용 비중도 크다. 열차 중에는 시베리아 철도를 달리는 러시아 호가 유명한데, 그 외에도 특색 있는 열차가 많으므로 한 번쯤 타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 주요 여행지

 

1. 블라디보스토크

 

ⓒ블라디보스톡 항구 / 자료제공 하나투어

한국에서 비행기로 두 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블라디(vladi:정복하다)+보스토크(vostok:동쪽) '동방을 지배하다라는 의미를 갖는 블라디보스토크는 동해 연안의 최대 항구도시 겸 군항이며 시베리아 철도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1856년 러시아인이 발견하였으며, 그 후 항구와 도시의 건설이 시작되었고, 1872년 군항도 니콜라옙스크에서 이곳으로 옮겨왔다. 1890년대부터는 무역항으로서 크게 발전해 동방의 진주라는 칭호를 갖고 있었으며, 1903년 시베리아 철도가 완전히 개통됨으로써 모스크바와도 이어지게 되었다.

 

인구 70만에 이르는 이곳은 오늘날 러시아 극동지방의 중심지가 되기에 이르렀다. 블라디보스토크가 갖고 있던 무역항 기능은 지금은 시의 동쪽 약 90km 지점에 신설된 나홋카 항으로 옮겨졌다.

 

2. 시베리아 횡단 열차

 

ⓒ시베리아 횡단 열차 / 자료제공 하나투어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지구상에서 가장 길면서도 특이하고, 또 서사적인 철도 코스이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 보지 않고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된 코스이기도 하다. 가장 짧은 구간은 모스크바에서 몽골까지 7,620km 구간이다.

 

만주 횡단은 총 6일이 걸리며, 몽골의 사막지대 시베이나의 타이가 등을 지나간다.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총 9,900km에 이른다. 또한, 횡단 열차 코스 중 가장 핵심구간은 이르쿠츠크의 바이칼 호수다.

 

열차에 탑승하면 씻기가 어려우니 물티슈가 꼭 필요하다. 또한, 식당칸은 있지만 비싸고 먹을 것이 별로 없으므로 열차를 타는 동안의 식량을 충분히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또한, 화장실은 역에 정차하는 전후로 15~20분 정도를 잠가 두기 때문에 화장실에 가고 싶다면 정차 시간을 잘 확인해야 한다.

 

3. 상트페테르부르크

 

ⓒ상트페테르부르크 성이삭 성당 / 자료제공 하나투어

수많은 사람의 혼이 깃들어 있는 물 위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모스크바 북서쪽으로 715떨어진 곳에 있는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문화적 중심지인 이곳은 18~19세기에 지어진 우아한 바로크 양식 건축물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다. 모스크바가 동양적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도시라면 페테르부르크는 "서유럽으로 가는 통로"라는 호칭에 걸맞게 좀 더 서양적인 특징들을 많이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703년 표트르 대제에 의해 지어진 이래 200년간 로마노프 왕조의 수도였다.

 

이후 이곳은 많은 동란과 혁명으로 굴절 많은 역사의 장이 되었는데, 러시아 혁명 당시엔 페트로그라드, 소비에트 시절엔 레닌그라드, 그리고 1991년 공화국으로 다시 거듭나면서 그 명칭이 과거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회귀하는 등 명칭에서도 급변했던 역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쭉 뻗은 대로, 수많은 운하와 아름다운 다리들, 6, 7월이면 볼 수 있는 백야의 광경으로 인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북쪽의 베니스라고 칭송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4. 모스크바

 

ⓒ모스크바 붉은 광장 / 자료제공 하나투어

모스크바는 면적이 878, 7나 되는 세계적인 대도시로 러시아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모스크바의 중심 크렘린 바로 옆에 자리 잡은 붉은광장과 성 바실리 성당, 굼백화점은 모스크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또 유유히 흐르는 모스크바강과 레닌 언덕에 있는 모스크바 국립대학에서도 역시 모스크바를 느낄 수 있다.

 

모스크바는 현대적인 빌딩들 사이사이로 러시아 정교회 첨탑들이 오색 빛을 발하는 곳이자, 레닌과 스탈린 시대 어둠의 흔적 속에서도 체호프와 푸시킨 톨스토이가 무한한 상상력을 펼쳤던 곳이다. 지리적으로는 동유럽 평원 중앙에 자리 잡고 있으며 도시 내 흐르는 모스크바강은 모스크바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흘러 볼가강과 합류해 카스피해로 유입된다.

 

대륙성 기후로 모스크바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기온 차가 심하게 난다. 모스크바 시가지는 과녁판과 흡사하며, 과녁의 중심은 크렘린이다.

 

5. 이르쿠츠크

 

ⓒ이르쿠츠크 바이칼 호수 / 자료제공 하나투어

이르쿠츠크는 인구 67만 명이고, 면적 306의 도시다.

 

바이칼호를 품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며, 대륙성 기후로 엄동설한의 시기가 길다. 예로부터 풍부한 천연자원을 동력 삼아 시베리아 개발의 중심지로 발전해 왔으며, 기계의 제작, 제재, 가구, 식품, 건설 등의 산업이 발달하여 시베리아 유일의 대공업 도시로 발달했다. 모피를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산업으로 특히 검은 모피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창립된 이르쿠츠크국립대학을 시작으로 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지부제 2과학부센터, 바이칼호 늪학 연구소 등 일류 과학 기술연구소를 가지고 있다. 또한, 시민 문화와 예술 활동도 활발하여, 극장과 영화관, 도서관 등 시설도 잘 갖춰진 도시다.

 

이르쿠츠크시는 시베리아 문화의 보물창고라 불린다. 1661년에는 고삭크의 야코흐포하보프가 설립한 이르쿠츠크시는 안가라강 주변에 있으며, 옛날과 변하지 않은 환경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못을 박지 않은 고대 목조건물과 석조건물의 가옥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시에는 역사적인 기념물과 문학작품이 700개 정도가 남아 있는데, 이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흥미로워하며 관심을 갖는 곳은 이 도시 중심에 있는 앙상블이다. 스파스카야교회나 보고야부렌스키교회, 포루스키강당과 오우로프코쿠극장 등 그 외 기념상들도 볼 만하다.

 

도시 중심으로 들어가면 도시 역사를 보여 주는 미술관과 자연박물관에서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각종 독특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다.